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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한 시간은 김밥 한 줄 보다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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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09회 작성일 18-10-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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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한 시간은 김밥 한 줄 보다도 짧았다

 

 

 

 

배경음으로 깔리던 빗소리, 중중모리에서 휘모리로 치닫는다

 

어제 인사를 건넨

고만고만한 얼굴의 몇몇, 싸들고 온 음식을 꺼내 놓는다

김밥만두주먹밥토스트쑥개떡...한데 모아 놓으니 쏠쏠한 한 상이다

 

오래된 친구처럼 입을 모아 음식을 나누고 수다를 풀어 놓는다

오전 내 갇혀 있던

망아지, 부리망을 벗기자 순서 없이 한 고패 돌고 와 얼굴을 바꾼다

이마에 물길이 여럿 난 누이에겐 대학은

남의집살이 하며,

청계천 다락방에서 재봉틀 밟으며 삭힌 한이고 설 박힌 못이었다

대가리가 삭아 뽑아버리지 못한 못은 

뭉그러진 손톱 밑이 까만 아비를 씹고

아들밖에 모르던 어미를 씹고도 부족한지

자기밖에 모르던 오라비마저 씹어 쓴맛이 올라 올 때 쯤 한 풀이에 추임새를 넣는

 

찻물 끓는 소리마저 사랑한다는 그녀, 곱게 싸들고 온 차 주전자를 꺼낸다

매화문청화백자, 수줍은 듯 벌어진 매화가 덖이어 졸아든 찻잎을 우린다

혀끝에 감기는 상큼한 어느 맑은 날 새벽을 맛보고  

차향인지 매화향인지 모를,

그녀에 취해 단숨에 내려 쓴 바람의 시를 읽는다

 

청송이 고향이라는 누이가 사과를 깎아 나눈다

앞앞이 하나씩 받아든 교실은 사과밭이다

나는 타는 부끄러움에 덩달아 붉어지니 단내가 났다

한 조각 더, 섭섭함을 느끼는 이빨 사이에 아삭 씹히던 햇살이 끼었다

이를 다물고 한 바람 불어내도

갈 여름 쌓이고 쌓인 햇살은 빠지지 않았다

이쑤시개로 빼어내 곱씹어도 빛이 떠돌다온 허공은 넓디넓어

그 사이에 촘촘하던 하늘의 뜻은

들어 마신 한 입의 숨이라 그 내력을 읽어내기에는 내가 아직 너무 어리다

문 열리는 소리에

SNS에서 햇살의 내력을 깨던 나는 옆 사람처럼 책을 편다

내 이름 같지 않은 이름이 불리어지고 나자

오른손 두 번째 손가락은 다시 하늘을 조몰락거렸다 마치 천형처럼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길지예?
아직 재주가 메주라 함축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다 읽으셨으면 숨 한 번 크게 쉬십시요.
지송 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기를 씹듯, 샐러드로 향을 머금듯, 수다에 취한듯, 그리고 사과향 디저트에 매료된 듯, 짧지요..그러나 여운은 깁니다. 형님!!!

香湖김진수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입만 가지고 가서 얻어 먹었지라우 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옆에서 그 과정을 구경만 했습니다
사과와 차는 얻어 마시고 먹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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